이인식 기자의 여행이야기 우리가 체코 하면 떠올리는 도시는 단연 프라하겠지만 인근 유럽 국가 사람들이나 여행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카를로비바리도 빼놓을 수 없는 관광 휴양지다. 각종 질병에 효능이 있는, 마치 마법 같은 약수 온천이 14세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샘솟고 있기 때문이다. 괴테와 베토벤이 사랑한 도시, 카를로비바리에서 힐링, 그 무한대를 느껴보자 / 편집자 주 카를로비 바리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카르의 온천’이라는 의미이다. 오호르제 강과 따뜻한 데플라 강이 합쳐 지는 곳, 나무가 우거진 언덕 틈에 위치하고, 중세시대로 부터 많은 이들이 의학적인 효능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온천도시이다. 카를로비 바리에 있는 공공 건물들과 개인 주택들은 대부분 18세기와 19세기애 지어진 건물들이지만, 카를로비 바리 도시가 세워진 것은 이보다 훨씬 전인 1370년으로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까를 4세에 의해서 도시가 만들어 졌다. 이 온천도시는 14세기 중반 사냥 나온 카롤 4세가 온천물이 나오는 샘을 발견한 후 300년 동안 유럽 각지의 방문객들을 모와 왔으며, 14세기에서 16세기 홍수, 화재, 전쟁의 피해가 나면서 한때 관광객이 줄었으나, 19세기 다시 부활하여 전성기를 누렸다. 카를로비 바리를 방문한 유명 인사들은 괴테, 베토벤, 마르크스 왕, 차르 표트르 대제, 비스마르크, 쇼팽 등 당대의 저명한 인사들이 많이 찾은 곳이다. 카를로비 바리는 오늘날에도 보헤미아적인 동화같은 특성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 도시는 영화 촬영 장소로도 자주 이용되는데, 제임스 본드 시리즈 ‘카지노 로얄’의 일부가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다. 카를로비 온천은 당뇨와 소화기 장애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하는데. 특히 온천수의 온도가 42도~73도에 이르는 13곳의 온천수를 고루 마시는것이 이 지역의 전통적인 치료법이라고 한다. 18세기에는 왕족과 정치가 등 저명한 인사와 예술가들이 휴양차 온천도시 카를로비 바리를 찾았으며, 이 도시는 온천 뿐만이 아니라 도시 자체가 아름다워 볼거리가 많다. 필자는 지난 7월25일 아침 일찍 카를로비 바리를 향했다. 프라하에서 지하철 B선(노란색) 뮤스텍(Mustek)역에서 티켓(24코론)을 구입, 안델(Andel)역에 내려, 안내판을 따라 공용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프라하에서 까를로비 바리까지는 버스로 2시간 10분 소요된다. 필자는 이번이 3번째 방문하는 길이다. 구불구불한 2차선의 시골길을 달리며 차장 너머 보이는 아기자기한 마을 풍경에 이미 일상을 벗어난 여행자의 마음은 치유되기 시작한다. 뾰족뾰족한 유럽풍의 붉은색 지붕들과 넓은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하얀 소와 양떼…. 뇌 속에서 도파민이 마구마구 생성되고 있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이가 과연 있을까? 누구라도 숨겨왔던 끼가 발동할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물리적으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완벽한 해방감에 도달한단다. 그래서 우리는 늘 여행을 갈구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카를로비 바리에는 국제영화제가 1946년 부터 열리는데, 1959년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가 만들어 지면서 최근까지 두 도시가 번갈아 가면서 격년제로 국제 영화제가(매년 7월 초) 열리고 있는데, 현재는 동구의 칸 영화제로 불릴만한 명성을 얻어 이념성이 강하면서도 세계의 영화 예술가들의 진정한 모임의 마당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세계적인 특산품으로는 유리, 도자기, 광천수가 있으며, 특히 모제(Moser)라는 유리 제품은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다. 중세도시의 흔적을 마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 도시에는 13개의 주요 온천장과 300개의 작은 온천장들이 있으며, 특히 도시 중심부를 흐르고 있는 테플라 강의 따뜻한 물은 유명하며, 편하게 거리를 거닐며 도시의 정치를 느낄수 있다. 시내의 중심부에는 브리들로(Vridlo)라는 온천 수량이 가장 많은 온천이 있는데, 2,000~3,000m의 지하에서 나오는 이 온천수는 지상 10m~15m까지 자연적으로 치솟아 오르고 있다. 카를로비 바리의 온천은 온천물에 몸을 담그는 것뿐만 아니라 시음을 하는 치료법으로도 유명하다. 온천물이 솟는 이곳을 ‘콜라나다’ 라고 하는데, 곳곳에 온천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다. 이 ‘콜라나다’에는 온천수가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는데, 컵만 있으면 얼마든지 온천물을 마실 수 있으며, 독특한 형태의 온천수를 받는 컵은 마을 곳곳에서 팔고 있다. 체코에서 중세시대로 부터 가장 유명한 온천도시로 불리는 카를로비 바리는 유럽인들이 휴양을 목적으로 가장 많이 찾고 있는 도시이며, 체코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로서, 오늘도 많은 관광객들이 작은 잔을 들고 다니면서 여기 저기서 온천수를 마시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 도시이다. 카를로비바리 도심 곳곳에는 저렴한 스파 시설이 많다. 추천할 만한 한 곳을 고른다면 시에서 직접 운영해 누구나 저렴하게 스파를 즐길 수 있는 ‘SPA5’라는 곳이다. 1백50년 전에 세워진 SPA5는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시설이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역사의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 고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서려 있어 운치가 있다. 예를 들어 1백16년 된 수도에서 흘러나오는 온천수를 60년 된 니켈 욕조에 받아 누워보는 것이다. 벨로 이어진 끈을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직원을 부른다. 또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라셰일리나’라는 약초로 만든 마시지 팩도 독특하다. 약초와 온천수를 섞어 만든 것으로 몸 위에 7cm를 쌓아 각질과 잡티를 없애고 피로 해소에도 좋단다. 요금은 50분 기본 마사지 코스가 780코루나(약 3만8천원)로 매우 저렴하다. 글·사진 / 이인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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