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무슨 설움 그리 많아포기마다 눈물 심누나1980년대 ‘칠갑산’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가수 주병선씨의 노래 일부분으로, 칠갑산의 맑은 물로 ‘고추·구기자’가 유명한 청양군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청양군에서는 매년 초가을 즈음에 ‘고추·구기자 축제’를 연다. 그 시기가 고추·구기자 등의 농산물 출하시기와 비슷하다보니 축제를 통해서 방문객들은 청양의 품질 좋은 고추와 구기자를 싼 가격에 구매를 하고, 농민들은 애지중지 키운 농산물을 아들·딸이 출가하는 것처럼 그 모습은 행복하고도 아름다운 광경이다.우리 청양경찰서는 모두가 행복해하는 축제와 농산물 수확시기에 평소보다 신경이 곤두선다. 모두가 행복해 할 때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나타나, 부모의 심정으로 고이 키웠던 농산물의 절도 피해나 빈집을 절도 당하는 등 축제기간 중에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우리들의 부모님이 한 여름 35℃가 넘는 때양볕에서 하루하루 인고의 시간을 보내며 결실을 맺는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행복을 앗아 간다.세상에는 많은 범죄들이 있다지만, 112신고가 들어와 피해자를 만나보면 얼굴의 그을린 피부, 세월이 스쳐간 주름들 그리고 손가락 마디마디는 울퉁 불통해 보기 안타까울 정도지만 그분들의 미소는 밝게 빛나고 있어 마음이 더 울컥한 적이 있다.그분들은 오히려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훔쳐 갔겠어유’,“간수를 제대로 못한 우리 잘못이쥬”라며 한 여름의 뜨거운 노동의 댓가를 뒤 돌아 보지 않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매년 청양경찰서에는 농산물절도에 대해 각 마을이장·자율방범대 등과 협력하여 농산물범죄예방을 실시하고 있다. 지구대·파출소의 순찰차를 동원해 각 마을별로 앰프방송과 마을 입구의 주민들을 만나 문의 시정에서부터 수상한 차량을 목격 했을 때는 가까운 지구대나 파출소에 신고하도록 홍보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홍보에도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미꾸라지처럼 이곳저곳을 다니며 농민들의 눈물을 훔쳐가고 있다. 더군다나 올해는 고추 값이 예년보다 더 오른다는 말이 돌아다니고 있어 우리의 노력은 더욱 더 필요해 보인다.청양경찰서에는 앞으로도 청양군청과 협의하여 인적이 드는 마을에도 차량방범용 CCTV를 추가 설치하고, 주간에는 순찰차를 이용하여 가시적인 순찰활동을 전개하고 마을이장단과 연락체계를 유지하여 하루하루 피해는 없는지 점검하고, 범죄피해가 발생 했을 시에는 피해회복에 주력할 것이다.칠갑산 산자락 콩밭 매는 아낙네가 범죄 피해에 설움을 갖지 않도록 농산물범죄에 대해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올해는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을이 되었으면 한다.이민태 순경(청양경찰서 생활안전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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