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기업들 다 모여 있는 곳...젊고 개방적인 도시청양군기업인협의회(회장 한일욱) 회원들은 15일 1980년 경제 특구지정 이후 중국내 경제규모 4위로 올라선 심천 경제특구를 방문했다.중국 광동성에서 두번째 큰 도시가 심천이다. 홍콩 자치구인 구룡반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도시로서 1979년 이전에는 인구가 삼만 밖에 안되는 조그만 어촌 마을이었다.1997년 덩샤오핑이 중국식 자본주의를 주창하고 심천을 개발특구로 지정하여 홍콩에 자본 시장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자본주의 표본 도시로 개발을 시작했다.그후 30년 동안 산을 깎아 바다를 매우고 새로운 도시를 만들어 공업과 무역을 중심으로 발전하여 지금은 북경, 상해, 충칭 등 대도시와 나란히 중국 경제를 이끌어 나가는 중추적인 역활을 하고 있다30년동안 인구는 2000만에 기업체만 2만7천여개, GNP는 16000$ 정도 된다고 하니 상전벽해요, 천지개벽이란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편집자 주중국을 잘 모르는 분들이라도 북경, 상하이에 이어 심천이라는 도시를 자주 들어보았을 것이다. 심천은 광동성 남부 주장 동쪽에 위치한 도시로 광동성과 홍콩의 경계를 이루며 주룽 반도의 북부를 흐르는 선전강 연안에 위치해 있다. 심천의 면적은 1,953k㎡로 서울의 약 3배 정도의 크기이고 인구는 약 1,300만명이다. 심천이라는 도시명은 문자 그대로 강과 호수가 많아 지어진 이름이다. 역사적으로 심천은 중국 내에서 비중 있는 도시로 언급된 적이 없으며 근대에 들어와서도 홍콩과 마카오 경계 도시로 출입하면서 주로 농산물을 거래하는 거점 지역 역할을 했을 뿐이다. 심천이 중국내에서 영향력 있는 도시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 8월 26일, 덩샤오핑(鄧小平)의 개방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제일 먼저 경제특구(經濟特區)로 지정되면서 부터다. 심천이 중국 최초의 경제 특구로 지정된 것은 1997년 홍콩과 마카오를 영국으로부터 반환받기 위한 준비의 일환이었다. 이후 심천은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의 장점과 화교의 자본,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시설 투자에 힘입어 중국 내에서 가장 근대적인 공업도시로 변모했다. 심천은 지난 10년간 GDP 성장률이 9%를 상회, 2014년 기준 1인당 소득이 25,000달러를 넘어서 중국 본토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심천은 최근 10년간 저임금 저기술 공업 지역을 시외곽으로 밀어내고 하이테크 산업 단지를 집중 육성해 중국 최고의 하이테크 기업들이 입주한 상태다. 전세계 드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DJI를 비롯해 중국의 삼성으로 불리고 있는 레노버, 스마트폰 업계의 떠오르는 다크호스인 화웨이, ZTE, 바이두, 텅쉰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IT 기업을 포함 800여개사의 제조 공장이 주둔해 있다. 심천의 중심인 시민중심(市民中心)이다. 심천인민정부청사(시청사)를 중심으로 주변에 광장, 공원, 업무용 빌딩이 분포되어 있는 행정, 업무의 중심부다. 엄청난 규모의 시청사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시청사 옆으로는 심천역사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박물관 규모는 우리나라 시청 정도로 매우 크다. 이곳에 심천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연화산공원이 위치해 있다. 연화산공원은 1992년 착공해 1997년 개장했다. 전체 면적이 194 헥타르에 이르는 매우 큰 공원이다.현재 세계 마천루 베스트 10 가운데 중국에만 5개의 마천루가 세워져 있다. 중국 소주의 729미터 중남중심, 무한의 636미터 무한녹지중심, 상하이의 632미터 상해중심센터 그리고 심천의 660미터 평안국제금융센터다.심천시 푸텐구에 건설 중인 국제금융센터(平安?際金融中心)는 2010년 착공되었으며 115층 660미터 높이의 1동과 66층 320미터 높이의 2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안국제금융센터 외에도 심천에는 100층 441미터 높이의 징지 100 센터를 비롯해 많은 고층 건물이 들어서 있으며 곳곳에서 공사중인 고층 건물들로 연일 분주한 모습이다. 심천이 제조업의 매카로 불리는 이유는 산업 디자인, 기구 설계, 전자회로 설계를 저렴하고 입맛에 맞게 아웃소싱할 수 있는 수백 개의 디자인 하우스가 있고, CNC, 진공 주조로 소량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주는 공장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점. 일례로 2008년 설립된 심천 시드스튜디오의 경우 최소 10개부터 10,000개까지 중국내 공장 대비 10~20%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 시제품을 제작해 주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여의치 않은 스타트업이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모든 제조사에 열려있는 협력 환경은 하드웨어 개발의 본질적 목적인 높은 품질과 낮은 가격을 가능케 해 주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 대한 중국 정부의 지원도 확실하다. 중국 정부는 하드웨어 관련 제조업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외국 기술력을 도입하기 위해 합자법인 설립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최근에는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신생 기업 또는 개인들이 심천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으며 `창업자보다 액셀러레이터가 더 많다`는 농담이 회자될 정도로 스타트업에 대한 다각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 최고의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인 ‘잉단(硬蛋, IngDan)’ 역시 심천에 위치해 있다.중국내 스타트업 열풍이 부는 이유는 ‘대중의 창업, 만인의 혁신’을 기조로 “창업은 모든 것의 기초”라 설파하는 리커창 총리와 중국 정부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큰 리스크 없이 아이디어만 갖고 있으면 자신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현재 중국은 스타트업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창업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풍부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심천과 달리 우리나라는 유해물질 대기환경보전법, MAS 시험, 친환경, 안전 인증, 소음 진동 배출시설 기준 마력, 부가세 중간 예납 제도 등 업체들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합리성을 상실한 인증 제도는 중소기업을 비롯해 제조 관련 스타트업의 경영 환경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인증 기관의 난립으로 인증 부실화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8개 부터 19개 법정의무인증제도가 실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전자 제품에 적용되는 전파 인증도 KC 인증의 한 분야다. KC 인증 제도는 현재 가전기기, 의류, 완구, 자동차 등 295개 품목에 적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KC 인증을 받은 제품은 공식적으로 20만개가 넘는다.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민간 인증이 활성화돼 있는데, 산업별로 적합성 선언 및 자발인증제도가 보편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정부에서 인증을 강제하는 경우는 드물며 군용품, 육류, 의약품, 항공기 관련 부품, 인공호흡장치 등 특수 제품군에 한해서만 정부 차원에서 인증이 요구되고 나머지 전자 제품이나 생활 용품에 대해서는 민간 인증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유럽의 경우 유럽 기술 표준화 전략의 일환으로 CE 마크를 통합해 사용하고 있고 독일(TUV), 프랑스(NF) 등도 자율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KC 인증처럼 정부가 강제하는 인증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들도 있다. 일본의 경우 전기용품안전법을 토대로 JIS 인증을 강제하고 있고 캐나다는 CSA 인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997년 외환 위기 전까지 우리나라는 싱가포르, 대만, 홍콩과 함께 `네 마리의 용 국가`로 불리며 동아시아의 기적(The East Asian Miracle)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4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소득불평등에 따른 빈부 격차, 노동문제 등으로 구매력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일본형 저성장으로 급격하게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전례 없는 창업 열기로 뜨거운 시기다. 근본적 구조 개혁이나 규제 철폐를 선행하지 못한채 경제자유구역과 같은 대규모 특구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것은 `공염불`이나 다름 없다. 하루가 다르게 혁신을 이루는 심천의 모습은 우리 정부가 제조업, 노동 시장, 서비스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개혁(핵심 규제를 철폐)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글.사진 이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