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군수 박정현)이 역사 속에 살아있는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23일 군에 따르면,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걸쳐 숭고한 희생을 마다하지 않고 구국을 위해 헌신했으나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용역 사업을 최근 마무리하고, 용역결과를 토대로 부여 지역 출신이거나 부여와 관계가 깊은 인물들을 발굴하여 선양 사업을 적극 장려할 방침이다.군은 부여 지역 출신으로서 독립운동에 투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족이 현존하지 않거나, 또는 유족이 있음에도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가 어려워 국가로부터 서훈을 받지 못한 독립운동가가 다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늦게라도 지역의 숨어있는 독립운동가를 발굴하여 국가와 지역 사회로부터 정당한 예우를 다하기 위해 해당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해방 이후 그동안 알려진 부여 출신 독립운동가는 모두 69명이고, 군이 이번에 추가로 발굴한 독립운동가는 163명이다.금번 발굴사업에서는 본적이나 주소가 부여군이거나 부여 출신으로 추정되는 인물들과 다른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한 우리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유공 기간은 1884년 의병전쟁을 시작으로 1945년 광복 시까지의 시기로 한정하여 독립운동 활동 내역이 확인되는 인물들을 선정했다.이에 군은 부여군과 연관된 독립운동가 163명의 명단을 확보했으며 그 중 독립운동 관련 증빙자료인 형사사건부 기록, 수형인명부, 판결문, 집행원부, 가출옥 관계서류 등을 통해 서훈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확인된 독립운동가는 92명으로 나타났다.이번에 군이 발굴한 독립운동가 명단 중 특이할 만한 독립운동가로는 ▲1930년대 부여지역에서 비밀결사 활동을 한 강주구(장암, 징역1년 집유3년) 선생, ▲규암면의 농민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1931년 화성당 사건, 비밀결사 활동을 하다가 체포된 오기영(규암, 징역1년6월 집유5년) 선생, ▲군자금 모집활동을 한 김덕제(충화, 징역8월 집유3년) 선생, ▲1926년 만주로 건너가 정의부에 가입하여 군자금 징수활동에 투신했으며 1928년 일경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체포된 박장규(임천, 징역2년) 선생, ▲충북 괴산읍내 수진교 시장에서 독립만세 운동을 한 민광식(규암, 징역10월) 선생, ▲단발령에 반대하다가 투옥된 심응주(은산, 징역1년 집유3년) 선생, ▲한일 신협약을 반대한 임병응(유배10년) 선생, 황극교 가입을 통해 항일운동을 전개한 이하익(옥산, 징역1년8월) 선생, ▲천도교 부여교구장을 역임하면서 기도미와 성미금 납부 운동을 주도한 김종학(외산, 증거불충분 불기소) 선생, ▲부여 농업보습학교 학생운동을 벌인 홍산 조현리 출신 김갑수 선생 등 모두 92명이다.군은 이들 92명에 대하여 내년 상반기에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할 계획이며, 이번에 신청하지 못한 나머지 71명에 대해서도 유족과 지역원로 등과 함께 혹시라도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증빙자료 확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또한 임천수리조합 반대운동을 벌인 충화면 출신의 구병문 선생 등 39명은 증빙자료 불충분으로 이번 서훈 신청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져 아쉬움을 더했다.부여군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남영공원 애국지사 추모사당에 이번 발굴사업을 통해 서훈을 받는 독립운동가들의 위패를 봉안하여 후손들에 역사의 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한편, 군은 민선 7기 들어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리증진을 위해 관련 조례를 개정하여 참전・보훈 명예수당 지급대상과 수당을 확대・인상하여 지급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지역 출신 독립유공 애국지사의 공훈과 명예를 널리 선양하고자 애국지사마을 표지석 설치 사업을 추진하여 올해까지 9개면 18개 마을에 애국지사 29명에 대한 표지석을 설치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이번 발굴 사업의 성과로는 부여가 세계유산을 보유한 백제의 고도로서 유서 깊은 역사문화 관광도시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숭고한 희생을 아끼지 않은 독립운동가를 다수 배출한 충절의 고장임이 확인되었다”면서 “앞으로 이번에 새롭게 발굴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예우와 선양사업을 적극 장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