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 기자의 여행이야기"‘포르투갈 파티마 대성당’서 촛불 밝히고 소원 빌어요"성모가 나타났다는 파티마서 빌면 이루어질까?...순례객만 연간 400만 명사진설명 1번 ▲포르투갈 산타렝주 빌라노바데오렝에 있는 마을, 파티마. 가톨릭 교회가 공식 인정하는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하나.사진설명 2번 ▲파티마 성당 앞 광장에는 예수 수난 고난의 길이 조성되어있다. 광장에서 로사리오 성당을 마주하고 있는 거대한 십자가 조형. 사진설명 3번 ▲고난의 길이나 성모 발현 성당을 무릎으로 걷거나, 오체투지를 하며 성당으로 향하는 순례자를 볼 수 있다. 같은 종교를 가진 신자가 아니라도 성심에 대한 존경이 일어난다. 대성당은 성모 마리아를 상징하듯 순백의 하얀색의 건축물로, 다른 성당에 비해 소박한 것이 오히려 더 경건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준다.
대성당과 광장에서는 성모 마리아상을 비롯해 성모마리아를 목격했던 3명의 아이들의 동상, 성인들의 조각상, ‘성삼위성당’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대성당에선 촛불 의식도 진행되니, ‘성모 마리아의 발현 기적’이라는 신비로운 이야기가 서린 이 곳에서 초에 불을 밝히고 소원을 빌어보자. 또 한 번의 기적을 바라는 은근한 기대감마저 소중한 여행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편집자 주인구 1만 명도 안 되는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Fatima)’는 프랑스 루르드, 멕시코 과달루페와 함께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한 곳으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인 가톨릭 성지’다.
이 곳을 찾는 순례객만 연간 400만 명에 달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04여 년 전인 1917년, 세 명의 아이 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데, 이 3명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무려 7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이 성모 마리아를 목격했다고 집단 종교적 환시인지, 기적인지 그 진위는 알 수 없다.
다만 로마 교황청이 ‘파티마의 성모 마리아 발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성모 마리아가 발현했다는 그 장소에 ‘파티마 대성당’이 세워지면서, 이 곳을 찾는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104년 전 일이다. 포르투갈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세 아이 앞에 자신이 성모라고 하는 여인이 나타난다. 아이들은 그 여인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여인, 반짝이는 물이 채워진 수정 유리보다 더 강하고 밝은 빛을 쏟아내는 찬란한 옷을 입고 있었다.’ 여인은 누구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성모임을 밝혔다는 이야기이다.
양을 치며 놀던 일곱 살, 아홉 살, 열 살짜리 아이들 셋이 한꺼번에 거짓말을 꾸며냈을 이유가 없는 데다 아이들의 진술은 일치했다. ‘끝자락을 별들로 장식한 드레스’를 입은 마리아가 한 번도 아니고 여섯 번, 그것도 매월 약속한 날짜에 나타났고 몰려든 수만 명의 군중 앞에서 우주 쇼에 가까운 기적을 일으켰다고도 하는 그곳은 바티칸에서 인정한 세계 3대 성모 발현지 중 한 곳이다.
포르투갈의 파티마는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쯤은 가볼만한 곳이다.
필자는 신자(세레명 프란치스코)로써 꼭 가보고 싶은 영광스러운 성지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포르토(Porto)에서 파티마(Fatima)로 향했다.
가난한 마을에서 양치기하는 아이들, 돌탑을 쌓으며 놀던 아이들 앞에 성모가 나타나서 인류를 위한 계시를 알려줬다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벌판은 없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광장을 중심으로 기념품 상점과 관광객을 위한 호텔과 음식점이 줄을 선 거대한 종교의 소비단지로 보였다. 물론 104년 전과 같을 수야 없겠지만 그렇다 해도 너무 으리으리하게 지어진 거대한 성당을 보자 알 수 없는 저항감이 생겼다.
당연한 얘기지만 파티마에는 순례자가 많다. 수십만 명을 한 번에 수용하는 그 넓은 성당 앞 광장을 두 무릎으로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온몸을 바닥에 붙여 엎드린 채 오체투지를 하듯 기도하는 사람도 있었다. 신심이 가득한 사람들의 경건한 의식을 지켜보자니 내 마음속 시니컬이 사그라진다. 얄팍한 비판은 기도하는 사람들의 절절한 소망 앞에서 무색하다.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꼭 한번쯤은 기회가 있으면 가볼만한 곳이라고 권하고 싶다.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자태로 파티마를 지키고 있는 성당으로 1917년 성모님께서 발현하셨던 곳에 건축되었다.
바닥에 맨살이 닿으면 살갗이 벗겨질 것만 같다고 생각하며 걷다가 십자가상 앞에 엎드린 사람을 볼 수 있다.
파티마 광장에 있는 세 개의 성당 중에 가장 작고 유리로 지어진 것이 성모의 발현 장소에 세운 것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파티마를 찾은 사람들을 위해서 새벽부터 밤까지 미사가 진행된다. 성수기에는 매시간, 비수기에도 하루 수차례 밤까지 미사를 집전한다. 소성당 왼편으로는 초를 태우는 곳이 있다. 꼭 신자가 아니라도 계시의 장소에서 초를 바치려는 사람이 많아 언제나 줄이 길다. 필자도 미사에 참례하고 초를 봉헌했다.
하늘에서 섬광이 내려꽂힌 떡갈나무 위에 나타난 이유는 겨우 그런 것을 말해주려던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신의 이름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있게 하려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이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마음. 성모님이 인간에게 주고 싶었던 기적이 아닐까? 가장 크고 아름다운 기적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위해, 더 큰 사랑을 위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초에 불을 붙이는 마음일 것이다.
파티마에서 필자도 초를 켰다. 찬미예수님. 찬미예수님.../글 사진 이인식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