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계획 공개된 2009년 주민 90% 반대 태양광 발전소·관광시설 지역 환원 사업 주민들 하나 둘씩 반대위서 추진위로 돌아서   “지금 이 시대에 물고기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살아야죠. 댐으로 홍수·가뭄 조절되죠, 지역경제가 살아나죠, 태양광으로 돈도 벌어요.”   지난 23일 화북면에서 만난 조원제 이장은 현재 태양광발전소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예전에는 댐 반대추진위원회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던 ‘강성 반대파’ 인물이다. 다목적댐인 보현산댐은 2006년 건설 추진 당시 인근 지역 주민 90%가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가장 큰 이유는 댐을 건설하면 화북면이 다른 면에 흡수될 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한다. 삶의 터전을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컸다고 한다.   영천시 북부에 위치한 화북면은 일조량은 풍부하지만 연간 강우량이 우리나라 평균보다 200mm 정도 적은 지역이다. 전국 가뭄 예·경보에 따르면 경북지역은 최근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이 702.2㎜로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기상 가뭄이 발생했다. 조 이장은 “고향을 잃는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지만 농사짓는 사람들이 항상 물 부족을 걱정해야 하다 보니 댐 현장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 안 가본 곳이 없다”며 “농가 수익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알게 된 후 더 반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정부가 이미 적정성 검토 등을 마친 상태인 만큼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고 한다. 이왕 추진하는 거 확실하게 챙기자는 생각이 들자 반대추진위가 자연스럽게 건설추진위로 탈바꿈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역주민이 택한 것은 영천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활용한 댐 일대 관광지 조성이었다. 보현산댐 출렁다리와 짚와이어는 영천을 대표하는 체험형 관광상품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총 길이 530m로 국내 2번째 길이를 자랑하는 출렁다리는 지난해 8월 개통 이후 61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짚와이어는 출렁다리 경관을 즐기며 보현산 기슭에서 보현산댐 상공을 시속 100km로 활강할 수 있다.    짜릿한 스릴과 자연경관을 한번에 즐길 수 있었다. 지난해에만 만5881명이 이용해 3억4500만원의 수익을 남겼다. 댐 주변지역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태양광발전소는 화북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킨 마중물로 꼽힌다. 태양광 시설은 소장 한 명만 있으면 운영이 가능해 고령 마을에 제격이었다고 한다.  농사를 지으며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기를 팔아 수익을 내는 ‘태양광 이모작’인 셈이라고 자랑한다. 시설용량은 2.4메가와트로 마을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생산한 전기를 팔아 발생하는 이익금을 화북면 17개리 1000여가구 전체에 배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약 9억원으로 전체 주민에 5억원, 가구당 50만원이 배분됐다. 인근 초·중학교 장학금 지원에도 1억원을 지급했다. 인근에는 보현산 위쪽을 깎아 만든 이주단지인 ‘은하수마을’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럽식 전원마을을 연상시켰다. 12억원이 소요된 단지에는 23가구가 거주하고 있었다. 댐 하류 쪽 우주선처럼 생긴 건물은 보현산 전망대로, 주변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댐 정비사업 이후에도 정부 지원은 계속되고 있었다.    영천시의 경우 2015년부터 지원해 올해에는 5억4200만원이 배정됐다. 주민 소득증대를 위한 농림·수산업 지원, 주민 주거환경 개선, 생계비 지원 등에 활용하고 있다.재원은 수자원공사로부터 나온다. 전국 모든 댐에서 발생하는 용수판매대금의 22%와 수력발전 매출의 6%를 떼 기금을 조성하고 댐 크기 등에 따라 분배된다. 박재현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정부가 댐 건설로 물을 판매해 얻는 이득과 홍수 피해를 줄임으로써 얻는 편익 등이 더 크다고 판단해 보현산댐을 건설한 것”이라며 “14개 기후대응댐의 경우에도 아직은 후보지일 뿐 비용대비 편익 등을 따져보고 여러 절차를 거친 후 최종적으로 댐을 짓게 된다”고 전했다.    최근 3년간 홍수 피해액은 1조6000억원으로 간접 피해까지 감안해 비용 대비 편익이 고려된다는 설명이다. 또 “예전에는 보상금 산정이 인색했지만 요즘은 많이 현실화됐다"며 “감정평가사만 해도 정부, 주민, 지자체가 각각 지정할 수 있는 데다 수용가에 불만이 있으면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나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도 있어 정부가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손민석 수자원공사 보현산댐지사장은 “인근 농가에 정부가 농산물 저장고를 지어주고 낙과 피해를 입을 경우 구매해주는 식의 지원도 하고 있다”며 “단순한 댐 건설을 넘어 주민들과 상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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