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렀던 들과 산에 화려한 단풍이 들면서 청아한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눈을 뜨는 계절이다. 아주 작고 예쁜 새 한 마리가 빨간 열매를 먹고 모으듯 수많은 생명이 추운 겨울을 앞두고 생애 최고의 순간을 누리려 노력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맑게 푸른, 따듯한 눈부신 볕을 발산하는 청양(靑陽)의 계절은 실로 환상적이다.
식당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는 농부는 겪지 못했던 날씨의 변화로 인해 농작물 작황이 좋지 않다고 푸념한다. 예상치 못했던 병충해 등으로 수확한 벼도 등급이 내려가고 사과 등 과일도 작년과 다른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며 팔자 탓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옆 친구가 그것은 모른 게 아니고 준비하지 않은 자신을 후회하는 것이라고 말해준다. 시골이 많은 충남에서 갑자기 교통사고가 늘었다. 왜일까? 더더욱 긴장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애써보지만 뭔가 다른 원인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충남 말고도 시골은 많다.
그런데 충남에서 교통사고가 증가한 이유는 뭘까? 단속을 안해서일까? 시설을 고치지 않아서일까? 머리를 짜고 또짜도 해답이 명쾌하지 않다. 그래서 또다른 생각을 해본다. 혹시 모른체 하는게 아닐까? 사소한 법규위반은 괜찮겠지, 차도 없는데 그냥 가자, 저 사람이 바쁜가 보다.
아무도 없는데 왜 지켜? 등 우리는 주변의 법과 도덕에 맞지 않는 상황을 모른체 하고 팔자라며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그것은 아니다. 제 때, 제할 일을 하고, 그른 것을 모른체 하지 말고 옳은 것을 실천하고 스스로 바꾸고 이웃을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만 앞일을 대비하고 예기치 못한 불행을 막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외쳐본다.
나와 남의 잘못을 모른체 하지 맙시다. 교통법규를 지키고 차선을 지키고 속도를 지키고 신호를 지킵시다. 여러분의 노력을 보장하고 지원하기 위해 홍보와 단속도 하고 불합리한 교통시설과 제도도 계속해서 고치겠습니다.무더웠던 긴 여름은 어느덧 풍요로운 결실로, 추운 겨울이 오고 있다. 그러다 또 희망찬 봄은 온다. 분명 계절은 바뀌고 정해진 옳음은 반드시 서게 된다. 새가 겨울을 준비하고 봄을 맞이하듯이, 지키고 대비하면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내일도 아침에 청아한 새소리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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